오랜 시간 소통하며 고객들에게 맞는 공간을 창출하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건축물을 보면 마치 사람의 숨결이 살아있는 듯한 감동을 받는다. 웅장하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하며 때론 소박하지만 섬세하다. 아마 건축물 자체가 사람과의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에 의해 목적 용도에 따라 만들어지지는 건축물은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가치를 지닌다. 이런 가운데 사람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건축물을 만들며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 바로 건축사사무소 모아SM이 그곳이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건축사사무소 모아SM은 경남 진주에서 단독주택, 상가주택, 상업시설 등의 건축을 비롯해 진주시에서 발주하는 공공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상만 대표는 “건축물은 건축주의 얼굴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고유의 본성을 가지고 태어나고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남들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무언가를 소유하고픈 욕구도 강합니다. 건축물은 그런 건축주의 특별함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상업시설 중 카페를 설계할 때는 명확한 컨셉과 테마를 가지도록 설계한다. 대표적으로 강남동 ‘카페 뮈렌’과 ‘마켓 진양호’는 두 개의 큰 공간이 마당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데 마치 사람과 사람이 마주 앉아 두 눈을 마주하며 대화를 이어나가는 ‘사이좋음’이라는 테마를 담아 설계한 건축물로 눈길을 끈다. 주택 중에서도 특히 단독주택을 설계할 때 이상만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소통’이다. 건축주와 여러 번 아주 긴 시간을 소통한다는 이 대표는 “건축가의 입장에서만 풀어낼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가족 구성원의 철학과 라이프스타일을 중요시 여긴다. 이러한 점을 최대한 수렴해서 공간과 형태를 창출한다”라고 설명한다. 오랜 시간 소통하며 가족들에게 맞는 공간을 창출해 제시한다는 이 대표는 “집을 짓는 분들은 대체로 처음 짓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것을 다 맞춰 주는 설계가 좋은 건축물은 아니다. 건축을 하는 데 있어서 나의 지식과 노하우로 서로 절충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것은 고객과의 오랜 소통이 있어야 가능한 작업이다”라고 말한다. 모아SM은 최근 완성된 프로젝트 중 하나인 진주시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한으로 강남지구 망경동에 있는 유등 사랑채를 진행했다. 유등 사랑채는 주민공동체 형성을 위한 소통의 공간으로 주민의 작품 전시, 공연 등 마을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통을 통한 주민주도의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 활성화가 기대된다. 또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인 진주시 선별진료소는 “철저한 방역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진료소를 방문하는 바이러스 의심환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축물의 형태에 있어 밝은 색채와 유연한 곡선으로 심리적 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건축에는 인문학적 요소 ‘사람’이 있다
이 대표가 추구하는 건축은 형태는 단순하면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러한 형태 속에서 공간은 다양한 테마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이 대표는 “우리 주변에 거리들을 보면. 어떤 건축물들은 건축적 질서나 특색 없이 무분별한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이런 건축물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굉장한 스트레스였다”며 “내 건물도 아니고 내 돈을 줘서 지은 것도 아니지만 이 거리들이 너무 시각적으로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심각하게 말하자면 시각적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중하게 설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한다. 가장 경제적인 비용으로도 좀 더 건축주의 특색이 보일 수 있고 또 그 거리 가로경관에 저해되지 않는 조화롭고 질서 있는 건축물을 만들어 내는 게 꿈이었다는 이 대표. 그래서 그는 일단 자신의 집을 만들어 봤다. 자신의 집을 직접 설계하고 시공도 직접 하면서 고객의 입장이 되어 보기도 하며 고객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래서일까. 이 대표가 건축을 설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바로 ‘사람’이다. 이상만 대표는 “건축에는 인문학적인 접근이 있다”며 “건축주들과 깊게 소통하고 교류하며 그 사람들의 특색이 나타나는 건축물을 설계해내려 노력한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의 생활 깊숙이 들어가 있는 건축을 하고 있는 이 대표는 고객과 오랜 시간 이야기하며 그들이 원하는 최적의 공간을 찾아낸다. 그리고 고객의 요구와 건축가로서 제시할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하며 취합한다. 이 대표는 “얘기하다 보면 자식과 부모, 남편과 부인 사이에도 문제점이 노출된다. 특히나 요즘 개인적인 공간을 많이 들 원한다. 남편의 공간, 부인의 공간, 또 자녀들도 남자인지 여자인지 유아인지 10대인지 등 특성마다 필요로 하는 사적 공간이 있다. 공간 구성을 통해 가족 간의 소통의 문제도 풀어낼 수 있도록 제시한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고객과의 오랜 시간 소통은 비록 조금 더 시간은 걸리더라도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것에 대한 결과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또 소통을 중요시 여기는 이 대표는 국립경상대학교 건축학과에서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었다 “시간이 부족해서 밤샘 작업을 해가며 출강을 나가지만 미래의 건축가들과 교류하는 것이 건축만큼 소중하다“라고 말한다. 지난 2012년 모아SM을 설립해 어느덧 10여 년을 힘차게 달려온 이 대표는 “건축가라면 누구나 건축물의 형태와 공간에 대한 고민으로 밤을 지새우는 일이 다반사다. 그 형태와 공간은 결국 이상과 현실의 접점에 있을 것인데 그 접점에는 사람이 있다. 모든 사람들은 건축물과 관계되어있고 그런 건축물은 마치 삶을 가진 생명체와 같다. 건축은 형태와 공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사람의 삶을 공유하며 시간의 흐름을 가질 때 비로소 건축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또 앞으로도 목표는 건축주의 특별함이 나타나는 건축물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사람이 있는 건축을 설계하는 이 대표. 앞으로도 진주시 곳곳이 이 대표가 설계한 ‘사람이 있는 건축물’들이 거리 곳곳에서 사람들에게 행복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