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본질은 ‘사람’에 있다. 사람들이 들어가 먹고, 잠자고, 생활하며, 생업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 바로 건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축은 사람을 품어야 한다. 과거 우리나라의 건축은 사람을 도외시 한 채 양적인 공급에만 치중되어 있었다. 나라가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 최대한의 효율로 도시 안에 많은 사람들을 집어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최근의 건축은 보다 사람을 향한 건축, 기능과 디자인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건축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이번에 만나볼 인물은 건축의 본질, 그 뿌리에 집중하며 사람을 위한 건축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더뿌리건축’의 김상훈 대표다.
건축시공의 모든 것, 이름을 건 책임시공으로 주목받아
광주광역시 북구 일곡동에 위치한 ‘더뿌리건축’은 철근콘크리트 구조 건물의 신축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시공전문회사다. 여느 시공사들이 대규모의 자본과 인력을 바탕으로 문어발식의 확장을 꾀할 때, 이들은 처음부터 색깔을 철근콘크리트에 국한시키고, 주택이나 상가건물 등 소규모의 건축사업을 필요로하는 예비건축주들을 위한 원스톱 토탈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무엇보다도 김상훈 대표부터가 건축 분야를 전공한 전문가 출신이라는 점은 이들의 건축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으리란 사실을 증명한다.
건축을 대하는 더뿌리건축의 진지함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부분은 이들이 동시에 수행하는 공사현장의 갯수를 최대 3개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상훈 대표는 “예비 건축주 분들이 방문하시면 제가 직접 상담부터 컨설팅, 건축에 대한 방향 설정, 세부적인 견적이나 시공계획까지도 모두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장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도면대로의 시공이 이뤄지고 있는지 2중, 3중으로 체크하는 일까지 직접 수행하고 있다 보니, 동시에 3개 이상의 현장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각했습니다. 물론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당장 회사의 매출 상승에 도움은 될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부족하거나 숨은 결함이 있는 결과물들을 양산하게 되고, 이것이 도리어 저희가 추구하는 건축 철학이나 신념과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이러한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시공 과정에서는 중도에 추가 공사비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김 대표는 “얼마 전에 건축 상담을 받으러 오신 고객 분의 경우 부친께서 건축 일에 종사하셨던 터라 ‘추가공사비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말을 제게 전하기도 하셨습니다. 실제로도 대부분의 공사 현장에서 추가공사비는 관행처럼 여겨질 정도로 일반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저희는 그런 부분에 있어 엄격히 대처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전 상담과 컨설팅 등을 제가 모두 직접 수행하는 것도 바로 그러한 여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며, 철저하게 계획된 도면대로의 시공을 통해 완벽한 책임시공을 수행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건축을 대하는 남다른 마인드로 고객 분들의 신뢰에 보답하겠습니다”
책임시공에 대한 이들의 자세는 준공된 건물에 자신들의 회사명을 새긴 동판을 설치하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2013년 ‘The PPURI no.1’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no.17 째의 건물을 짓고 있다고 한다. 건물에 자신들의 이름을 건다는 것으로 건물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과 건물에 대한 자부심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항상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는 ‘내 집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일해라’라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만약 내 집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한 뒤, 그대로 실행하면 모든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그런 마음으로 임해야만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더뿌리건축의 일원으로서의 자긍심과 자부심도 올라간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가운데에도 여전히 건축업계 전반을 대하는 대중들의 편견이 자신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추가공사비에 대한 오해는 물론이거니와, 공사비 책정이나 자재 선정 등에서 고객이 모르는 이익을 착복하리라 생각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저희가 동시 현장 수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나, 건물에 저희 이름을 달아두는 것, 고객과의 소통이나 조율을 제가 직접 담당하고 있는 것 등이 모두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함입니다. 같은 비용이라면 더 좋은 자재, 더 좋은 디자인을 선택하고, 고객들에게 가성비 뛰어난 결과물을 제공함으로써 얻게 되는 보람과 만족감이 ‘더뿌리건축’을 이끌어가는 힘이자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현장에서 오랫동안 뛰다 보니, 우리 사회에 지나치게 불필요한 건축 규제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규제 없이 마구잡이로 건물을 지어서도 안 되겠지만, 비슷한 내용을 두세 번씩 반복해서 제출해야하는 서류 작업이나, 너무 오래 걸려 공기 연장과 비용 상승의 원인이 되는 과정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간소화하며 바꿔나가는 것이 우리나라 건축업계의 발전과 성장에 보탬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향후 기회가 된다면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작은 마을, 사람 냄새가 나고 사람 사는 맛이 나는 따뜻한 타운하우스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김상훈 대표. 누구에게나 평생 한 벌 올까 말까한 ‘내 집 짓기’의 경험을 더없이 행복하고 즐거운, 가슴 벅차오르는 감정들로 채워드리고 싶다는 그의 다짐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변함없이 지켜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