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밤실에서 태어난 ‘흑진주시인’ 초담 장복순 작가는 책 읽기에 설레던 꿈 많은 문학소녀에서, 시와 수필로 등단하여 이름 석 자가 새겨진 이야기들을 가만히 읊조리는 행복으로 매일 새벽을 여는 8년 차 작가다. 소박한 일상과 경험을 담은 에세이 <동행을 부르는 이야기>로 어느덧 4쇄라는 값진 성과를 남기고, 한 글자씩 써내려간 시에 캘리그래피 일러스트로 동행해 준 아티스트들과의 작품이라 귀중하다는 신간, <동행하는 그곳에 꽃이 핀다>를 출간한 그는 책이라는 징검다리로 소소한 행복과 소통, 기쁨이 널리 전해지길 바란다.
흑진주시인이 새벽이슬로 쓰고, 캘리작가들이 붓끝으로 나빈 동행
2024년은 작가와 책 애호가라면 더할 나위 없이 벅찬 한 해였다. 대한민국 대표 작가들이 연이어 해외에서 누린 국위선양에 감화되어, 한동안 스마트폰에 빠져 살던 이들도 추억의 수필, 시집, 소설을 찾아 서점으로 향하거나 온라인판매 위시리스트를 더 많이 클릭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책읽기’가 트렌드를 넘어 온고지신의 매력으로 다가오는 요즘, 지난 10월 하반기 교보, YES24 등 대형 매장의 예약판매 목록에 오른 감성시집 <동행하는 그곳에 꽃이 핀다>의 ‘흑진주시인’ 초담 장복순 작가의 동행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그가 지난 해 출간한 에세이 <동행을 부르는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출간 2개월 만에 2쇄에 들어갔고, 이후에도 입소문으로 사랑받으며 4쇄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 역주행의 뜨거운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그가 신작 감성시집을 내놓은 이유는 올 겨울을 창작자들과 동행한 인간의 온기로 덥히기 위해서다. 살아가며 얻은 경험과 감성을 매일 이른 시간 SNS에 시로 갈무리해 올린 장 작가의 일과는, 시화전을 계기로 연을 맺은 캘리그래피대전 수상자들을 포함한 작가 50여명의 아름다운 캘리 작품으로 재탄생돼 이번 시집에도 수록된 것이다. 마치 윤슬이 물살에 반사되어 빛으로 은은하게 퍼지듯, 새벽 2시경부터 시작된 여리지만 온화한 장 작가의 언어는 그의 인스타에서 ‘모닝콜’처럼 사람들의 아침을 환하게 밝혀 왔다. 그렇게 고운 사람내음에 공감한 이들은 독자로서, 같은 예술가로서 그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꽃길을 닦아 걸음을 딛고, 마침내 사람의 온기가 가득한 한 권의 시집이 태어난 것이다.
동행, 꿈이 아닌 현실이자 혼자가 아닌 모든 삶을 상징하는 행위
새벽형 인간인 장 작가는 창작을 고통보다 충전으로 생각한다. 그에게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 2-3시는 온라인에 접속해 온갖 감성을 적기 좋은 때이며, 덕분에 소중한 자산인 수백 편의 시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한 그는, 효부상을 수상하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르신과 돌봄 일에도 관심이 많고 사람과의 소통을 즐겼다. 일상을 기억하며 다독으로 어휘의 폭을 넓힌 것도 그의 감성에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성장해 김영돈 선생과 어성호 선생에게서 문학을 사사한 그는, 2007년 참여문학으로 시인에 등단한 이래 샘문학상 본상 우수상, 오은문학 2호 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시인과 SNS 문학 인플루언서로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했다.
‘진주 씨의 꿈 사용설명서’라는 에피소드 부제처럼, 그는 상상력 가득한 자신의 현실생활 이야기를 재미와 공감, 위로 속에 전개하는 언어의 연금술사다. 그는 전월세 시절 쥐투성이 화장실, 밤이 영그는 고향에서의 추억, 용기 내어 미인대회인 <미즈실버코리아>에 출전해 인기상과 아름다운 심상까지 수상한 성과, 취미독서인에서 이제는 출간 작가로서 독서코칭을 할 수 있게 된 보람, PR연설 덕분에 학부모회장에 만장일치 추대된 일 등 TV단막극 같은 일상들을 풀어 놓았다. 그렇게 시와 산문의 씨를 뿌린 그는 과거 하루 6-7편을 쓰던 때보다 좀 더 조심스럽게 단어를 고르고, 이제는 스스로 시를 골라 책을 엮을 수 있게 될 만큼 검증된 등단시인의 자격을 누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윤택해진 삶 덕분에 “꿈 너머 꿈을 꾸는 사람”이라는 구절을 현실로 이뤄낼 수 있었다고 한다.
막연한 꿈이었던 ‘시인’을 현실로 이루어준 스승과 동료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함께 키워나가는 존재가 되고픈 그는 마주보는 느낌의 11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데, 이번 <동행하는 그곳에 꽃이 핀다>도 우연의 일치로 11글자라 애착이 생긴다고 한다.
동행의 다른 이름, 봄꽃 같은 도움과 봉사로 사람들 벗 삼아 살고파
그동안 시집 <그리움 0516>, 공저 <사랑하길 잘했다>, <5년 후 내가 나에게>, <태초의 새벽처럼 아름다운 사랑>등 다양한 시와 에세이를 출간한 그는 문학 분야로 한국 신지식인 36호에 선정된 바 있다. 또한 교육진흥원 선임연구원, 가천대학교 명강사프로젝트 운영교수, 성공사관학교 동기부여교수이자, 독서코칭/행복특강/자기계발작가/시창작지도 분야에서 활동 중인 그를 빛내는 다른 이름은 바로 봉사를 좋아하는 ‘자격증콜렉터’다. 딸의 임신을 계기로 베이비시터/아동심리학/활동지원사를 추가해 이제는 50개가 넘는다는 그는, 드럼연주를 배우고 아코디언으로 교회연주봉사에 참여하며 춤과 색소폰도 시작했다. 이렇게 24시간 내내 열정적으로 살아가면 피로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지만, 일상이 바로 이야기 거리가 된다는 그의 설명을 들으면 금방 수긍하게 된다.
실제로 장 작가는 신작 출간이 결정되자마자 쉴 틈 없이 새 책을 시작했는데, 내년 경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가제)>에서는 간병시설 복지사로 일하며 치매 등 생로병사현장에 동행하는 느낌을 메모해 온 그의 다양한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고 한다. 한편 이렇게 창작에 열의를 보이는 그는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는 딸의 영향으로, 오는 12월 1박 2일 일정으로 그의 일과를 영상 촬영해 내년 1월 경 소개할 예정이기도 하다. 요양복지활동 관련 자격을 전부 갖고 있다는 그는, 조만간 부모님이 주신 작은 고향 밤실 땅에 아름드리 드리워진 계곡과 자연을 벗 삼은 미니 요양시설을 만들고 시내마을로 특성화시키고픈 바람이 있으며, 무엇보다 가장 사랑하는 책 쓰기를 평생토록 계속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