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인터뷰] 정재헌 기자 = 정유년 9월 16일, 우수영 앞바다에 모여 있던 조선 수군의 총 전력은 단 12척의 판옥선과 칠천량 해전의 패잔병, 해전 경험이 거의 없는 육군이 태반이었다. 반면 해남과 진도 사이의 좁은 해협 너머로 보이는 왜군은 무려 130여 척에 달하는 대선단. 조선군은 장수부터 말단 병졸에 이르기까지 전의를 상실했다. 그러나 바로 그때, “반드시 죽고자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則生 必生則死)”를 외치며, 누구도 예상치 못했고 불가능해 보였던 승리를 쟁취해낸 이가 있으니, 현대에 이르기까지도 ‘성웅(聖雄)’이라 불리며 존경받는 위인 ‘충무공 이순신’이다.
위기 속 대한민국, 이순신 리더십에 주목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기상황에 직면한 순간, 판단력을 잃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들 중 누구도 다가올 위기를 예상치 못했고, 그에 따른 대비도 전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사람들은 자연스레 모두의 힘을 한데 결집시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그리고 올바른 해답을 제시해줄 수 있는 ‘리더십’을 기대하게 된다. 작금의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위기 속에서 국민들은 ‘충무공 이순신’의 리더십을 떠올린다. 전쟁을 예측하고 대비했던 유비무환의 정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성, 관습을 타파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개혁의 의지, 휘하 장수들과의 합의와 토론을 통해 더 나은 의견을 수용해나가는 열린 자세 등에서 이순신 리더십의 탁월함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이순신포럼’은 이러한 이순신 리더십의 위대한 정신유산을 계승하고, 이를 국가적 아이덴티티(Identity)로 승화시킴으로서 국가 브랜드의 향상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갈등을 봉합하고 궁극적인 국민통합을 이뤄내고자 지난 2009년 창립되어 2013년 사단법인으로 전환,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단체다. 임진왜란 격전지를 답사하고, 현지 세미나를 통해 이순신 리더십을 체험, 이순신 정신을 함양하는 동기부여 워크샵 프로그램인 ‘이순신 파워리더십 버스’, 기업 CEO 및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순신 리더십을 기업 경영에 접목하는 인문학 과정인 ‘이순신 리더십 CEO아카데미’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아웃도어 리더십 캠프와 각종 문화사업도 왕성히 펼치고 있다. 특히, 이순신 파워리더십 버스 프로그램은 창립 이래 매월 빠짐없이 진행해왔으며, 최근 128차 일정에 이르기까지 수천여 명에 달하는 회원이 거쳐 가며 그 명성을 입증하고 있다. 이순신포럼의 이부경 이사장은 “우리들은 교과서나 위인전을 통해, 혹은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단편적으로나마 ‘이순신’을 알게 됩니다. 대부분은 ‘역사 속 위인’으로만 이순신을 기억하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순신의 생애와 행적을 통해 삶의 깨달음과 교훈, 자신이 처해있던 위기와 고난을 돌파할 묘책을 얻기도 합니다. 저 또한 사업 실패 후 재기하는 과정에서 이순신을 보며 ‘내가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떻게 해야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420년 이상의 시간을 뛰어넘어 이순신을 만난거죠”라고 말했다.
“이순신이 전하는 위대한 삶의 자세, 글로벌 리더 육성에 보탬 될 터”
이순신을 만나고, 이를 통해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킨 사람은 이부경 이사장뿐만이 아니었다. 이에 그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이순신포럼을 개설해 지금껏 운영해왔으며 그것이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한 것이다. 그리고 이 이사장이 그간 만나온 우리 사회 속의 수많은 이순신들, ‘필사즉생’의 정신과 불굴의 의지로 위기를 극복해온 이들의 이야기를 모아 책으로 펼쳐낸 것이 바로 『이순신을 만나다』(이순신포럼 10주년기념사업단 엮음)이다.
지난 7월 8일,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이순신포럼 창립 10주년 ‘이순신을 만나다’ 출판기념회」는 그간 이순신포럼이 해왔던 활동이 우리 사회에 얼마만큼의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해왔는지를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예비역 장성모임 성우회의 유삼남 회장(前 해군참모총장)이 축사를 건넸으며, 최윤희 前 합참의장, 황기철 前 참모총장 등 150여 명에 달하는 각계각층 주요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기념회를 통해 이부경 이사장은 “흔히 역사란 과거를 통해 현재를 조명하고, 미래를 투시할 수 있는 거울이라 합니다. 저희는 그간의 활동이 첫 결실을 맺는 10주년을 맞이하면서, 그 성과를 더욱 가치 있게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책을 출간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총 18편의 글들은 성웅 이순신에 대해 우리가 잘 몰랐던 진실이나 숨겨져 있던 놀라운 면모를 알게 할 것이며, 나아가 이순신이 현대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순신의 유산을 몸소 체험했으며, 더욱 널리 전파하고자 앞장서고 있는 이부경 이사장은 이것이 자라나는 후대에게도 중요한 유산이 되리라는 생각에 불우한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료 캠프를 운영하고 있으며, 리더십 교육의 거점이 될 ‘이순신 리더십센터’ 건립을 위해 모금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갈등이 첨예해지고, 국가적인 위기가 닥친 순간에 더욱 돋보이는 충무공 이순신 리더십. 세계 속의 강국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글로벌 리더 육성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이들의 노력이 더욱 값진 결실로 되돌아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