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인터뷰] 임승민 기자 = 국내 손꼽히는 소형어선 선박건조 전문기업
경상남도 통영은 ‘한려수도의 심장’이자, ‘한국의 나폴리’라 불릴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고장이다. 예로부터 수산업이 크게 발달한 해상교통의 중심지였으며, 해운·수산업과 조선업을 주축으로 지역경제의 호황을 이어왔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불어 닥친 2008년 이후, 대한민국 조선업이 맞닥뜨린 현실은 끝없는 침체와 몰락이었으며, 10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조선업 위기 속에 통영의 지역경제도 풍전등화의 벼랑 끝에 서 있다. 통영시의 전체 인구는 2008년 13만6천명에서 2017년 13만5천명으로 감소했으며, 크고 작은 조선소들이 문을 닫으며 많은 수의 전문 인력이 타 지역으로 이주, 노동가능인구가 급감하는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기도 하다.
오랜 시간 통영의 바다를 지켜온 터줏대감이자, 국내 소형선박 FRP건조 분야의 최고를 꿈꾸고 있는 ‘세화FRP조선소’의 장부윤 대표는 많은 이들이 국내 조선해양산업 분야의 오랜 침체에 절망하고 떠나가는 와중에도 타고난 뚝심과 배짱, 독보적인 기술력과 전문지식, 신뢰와 정직을 우선하며 쌓아온 고객들과의 신용을 바탕으로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 ‘통영’을 지켜온 인물이다. 특히, 조선 산업이 갖고 있는 특수성, 즉 천혜의 항만과 온난한 기후 조건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입지조건에 통영과 사천바다가 더없이 적합하다는 판단아래 과감히 업종다각화 전략을 추진, FRP선박건조를 위한 플랜트, 엔진, 전기, 무선, 전자시스템, 공구 및 장비 분야 등에 사업을 확장하며 ‘세화FRP조선소’를 독보적인 기술력의 중소선박건조회사로 키워냈다.
장 대표는 “저희 지역은 전면에 부두가 자리 잡고 있고, 인근에 크고 작은 공단이 인접해 있으며, 배후엔 철강과 비철금속, 화학소재 등 부품 공급처가 뒤를 받쳐주는 탁월한 입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처음엔 선박 판매사업으로 시작했고, 복잡한 사정 속에 조선소를 인수하게 되어 지금에 이르렀지만, 수많은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해오며 대한민국의 조선해양 사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어 왔다는 자부심도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에서 창출한 이윤을 반드시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기부문화와 봉사정신을 갖고 지역발전은 물론, 지역사회 상공진흥에 공헌해왔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유망중소기업’ 신지식인으로 인정되어 선박기술공단으로부터 표창을 수여받기도 했다.
규제완화 통해 국내 소형선박 경쟁력 높여야
장부윤 대표는 침체되어 있는 국내 소형선박 조선 산업에 경쟁력을 더하기 위해선 현재 시행되고 있는 규제에 대한 재검토와 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정으로 제한하고 있는 FRP선박의 길이를 보다 늘일 수 있도록 완화하는 것이 FRP조선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며, 나아가 조업 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현재 이뤄지고 있는 규제일변도의 정책시행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주변국들, 중국과 일본의 조선업계에 국내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이며, 규제완화를 통해 국내 업체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곧 조선업 부활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장 대표는 “우리나라 조선 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경제 요건 속에서 세계와의 생존경쟁에서 조금씩 밀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기술력 면에서는 아직 한국을 따라오지 못하지만 생산 물량과 가격,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이 가장 큰 위협요소입니다”라며, “지금까진 품질 면에서 한국과의 차이가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 내에서 이뤄진 구조개편과 대형조선업체의 통합·발족으로 이러한 갭이 무너질 날이 머지않아 보입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발 빠른 대처와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규제완화를 통해 각 기업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조성해야만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어선·선박 구입 시 필요한 자금을 은행권을 통해 대출 받을 때의 규제를 보다 완화하는 것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며, 각종 민원 제기 통영시에서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희는 사람중심, 인간존중을 지표로 삼고 고객과 함께, 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추구해왔습니다. 저 또한 항상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삶, 정직하고 바른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해양·조선업계가 나아가는 길에 앞장서겠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