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전하는 브랜드 정체성, 차별화 된 색깔로 성공을 노리다
음식으로 전하는 브랜드 정체성, 차별화 된 색깔로 성공을 노리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4.04.19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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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북집 최훈 대표
역북집 최훈 대표

최근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19의 여파와 그 와중 장기화된 경기침체 속에서 국내 외식업계는 커다란 위기를 겪어왔다. 외출 제한으로 매출이 급감한 것은 물론, 고정비가 증가하며 경영여건 또한 악화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라 하더라도 성장하는 이들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이런 곳들의 공통점은 자신만의 경쟁력을 만들고, 다른 곳과 차별화를 꾀하며,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불황, 불경기도 피해가는 브랜드의 저력, 용인 냉동삼겸살 맛집으로 불리는 ‘역북집’을 찾아가봤다.

아버지가 구워주신 삼겹살, 어머니가 차려주신 밑반찬 ‘역북집’
국내 외식업소의 5년 생존율이 19.1%라는 통계가 있다. 5년이 지나면 10개 업소 중 2개 만 생존한다는 의미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남다른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것이 바로 외식시장이다. 그리고 그런 외식시장에서도 ‘고깃집 창업’은 카페 창업과 1·2위를 다툴 만큼 치열하다.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식메뉴 1순위로 항상 ‘삼겹살’이 꼽힐 만큼 높은 고객 수요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 역시 치열해, 웬만한 동네 상권에도 서너 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난립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 꾸준한 고객 확보 및 안정적인 매출 유지를 위해서는 보다 차별화된 전략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지난 2018년, 프리미엄 삼겹살 전문 브랜드 ‘역북집’을 창업한 최훈, 이상철 대표의 성공전략은 이처럼 ‘자신들만의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었다. 이미 수많은 고깃집들이 난립해 있는 만큼 형태적인 부분에서는 돋보이기 어려울 지라도, 그 ‘맛’에서만큼은 분명한 차이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에 이들은 「아버지가 구워주신 삼겹살, 어머니가 차려주신 밑반찬」을 모토로 역북집만의 색깔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먼저 이들은 국내 최대 규모의 육가공센터 ‘도드람’에서 하루에 생산하는 5,700여두의 돼지 중 55%를 차지하는 암퇘지, 그리고 그 중 상위 15%에 해당하는 1+등급의 원육을 공급받고 있다. 도축부터 가공까지 믿을 수 있는 이 프리미엄급의 한돈을 급속 냉동시켜 육즙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 바로 역북집의 대표메뉴인 냉동삼겹살이다. 특히, 은박호일을 깐 묵직한 불판에 얇게 썬 돼지고기를 바싹 익혀 먹던 예전의 감성에서 ‘아버지가 구워주신 삼겹살’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 역북집의 첫 번째 세일즈 포인트다. 두 번째 차별화는 역북집을 찾아온 고객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밑반찬, ‘파무침’과 ‘무채무침’이다. 고기와 곁들여 먹기에 좋고 건강에도 좋은 야채 위주의 밑반찬을 구상했던 데에서 출발했다는 파무침과 무채무침은 최훈, 이상철 대표가 외식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통해 쌓아온 실력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이에 대해 최훈 대표는 “저희는 2년 동안 레시피를 연구하며 지금의 메뉴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는 동안 버린 재료만 해도 억대를 넘을 정도죠. 그만큼 노력해서 만들었지만, 처음부터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리란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저마다 입맛이 다르고 취향도 다른데, 어떤 음식을 두고 모든 사람이 맛있다고 말해줄 수는 없거든요. 대신, ‘맛이 있다, 없다’를 떠나서, 저희 음식을 드셔보시고 ‘다른 어디에서도 먹어본 적 없는 맛’이라는 느낌은 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딜 가나 비슷비슷한 삼겹살집들만 있는 상황에서, ‘음식으로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브랜드’가 되어야만 무너지지 않고 오랫동안 이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역북집 이상철 대표
역북집 이상철 대표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50년, 100년을 가는 브랜드를 만들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훈, 이상철 대표가 목표로 한 것은 여느 고깃집 브랜드들과는 차별화 되는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흔하고 보편적인 음식보다는 새롭고 특별한 레시피로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면서도, 그들의 공감대까지도 동시에 이끌어내는 그 절묘한 포인트가 역북집의 정체성인 것이다. 이에 대해 이상철 대표는 “시중에 고깃집 브랜드는 무수히 많지만, 그 중 ‘음식을 맛있게 한다’는 평을 받는 곳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혹여 맛이 있다 하더라도 일반 가정에서도 만들 수 있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음식’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면, 집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것을 제공하는 게 외식업의 역할이고, 그런 외식문화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해야만 브랜드로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역북집의 브랜드 정체성은 이들의 프랜차이즈 시스템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들은 자체 가공 공장을 통해 소스와 무채, 고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그 외에는 레시피를 제공할 뿐, 모두 각 가맹점에서 직접 조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요즘 여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빠른 확장과 안정성을 위해 원팩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그럼에도 역북집은 2021년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시작한 이래 꾸준히 성장세를 지속, 현재 3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픈을 준비 중인 것까지 포함해 32개의 가맹점을 보유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최훈 대표는 “저희는 원팩 시스템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미리 조리된 뒤 팩에 담겨서 제공되는 음식들은 결국 ‘평범한 맛’ 밖에 낼 수 없습니다. 주방에서 직접 조리한 것과는 분명히 다른 이 차이를 고객들도 느끼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보편화될수록 이는 오히려 확실한 강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이상철 대표는 “물론, 이는 당장에 가맹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저희는 ‘직접 조리’ 이외의 부분에서 가맹점주 분들에게 어떠한 강제성도 부여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도 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그간 오래 외식업을 운영하고 쌓아온 경험 상, 모든 직접 해보지 않으면 실력은 늘지 않고, 실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결코 외식업에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지난 코로나19 시기에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고 버텨냈고, 배달을 하지 않고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루고 있는 역북집의 저력. 믿을 수 있는 재료와 독자적인 레시피, 저희가 결코 실패할 수 없었던 경쟁력과 노하우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훈, 이상철 대표는 ‘역북집’을 더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저희는 지금껏 별다른 마케팅 하나 없이, 오로지 매장을 찾아와 주신 고객 분들의 입소문만으로 탄생했습니다. 외식업이란 것이 늘 부침이 있기 마련이고, 여러 외부요소에 영향도 많이 받게 되는 업종이지만, 언제나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내려 노력하고, 저희들만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려는 행보 속에 이만큼 성장해 올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 분들께 역북집만의 맛있는 음식을, 그리고 예비창업자와 후배 분들께 성공의 노하우를 전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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